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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데우스 책 리뷰 (인간의 정의, 데이터교, 무용계급) 일반적으로 과학 기술의 발전은 인류에게 풍요와 편리함을 가져다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는 기근, 전염병, 전쟁이라는 거대한 재앙을 상당 부분 극복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유발 하라리의 '호모데우스'를 읽으며 느낀 건, 이 승리가 우리를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저희는 지금 생존을 넘어 신이 되려는 욕망 앞에 서 있고, 그 과정에서 인간의 정의 자체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인간의 정의가 무너지는 순간 저희는 오랫동안 인간을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로 정의해왔습니다. 하지만 생명과학과 신경과학의 발전은 이 믿음에 균열을 냅니다. 뇌과학자들은 인간의 모든 감정과 결정이 생화학적 알고리즘(biochemical algorithm)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알.. 2026. 3. 9.
객관성의 칼날 책 리뷰 (과학혁명, 갈릴레오, 뉴턴법칙)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주변에서 꽤 '재미없는 사람'으로 통합니다. 친구들이 귀신 이야기를 하면 저는 환각이나 착시 현상을 먼저 떠올리고, 누가 점집에서 신기한 경험을 했다고 하면 확증편향과 바넘 효과를 설명하기 시작하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비감성적이라는 소리를 듣곤 했습니다. 하지만 찰스 길리스퍼의 '객관성의 칼날'을 읽고 나서는, 제가 왜 이렇게 검증되지 않은 것들을 경계하는지 스스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과학이 어떻게 진리의 최종 심판자가 되었는지, 그 치열했던 역사를 보여줍니다. ●과학혁명: 권위에서 관찰로의 대전환 17세기 이전의 유럽에서 진리란 위에서 내려오는 것이었습니다. 성경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술이 곧 세상을 설명하는 절대 기준이었죠. 여기서 '권위(Authority)'란.. 2026. 3. 9.
죽음 책 리뷰 (환생, 순수문학, 장르문학) 저는 몇 년 전부터 죽음에 대해 종종 생각합니다. 특히 밤늦게 침대에 누워 잠이 오지 않을 때, 문득 '내가 언젠가 사라진다'는 생각이 들면 가슴 한구석이 먹먹해지곤 했습니다. 그런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죽음'이라는 작품을 접하고 나서, 이 두려움을 조금 다른 각도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죽음 이후의 세계를 추리소설 형식으로 풀어냈는데, 단순한 환상이 아니라 문학적 논쟁까지 담아낸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환생과 영혼이 만든 추리 서사 작품의 주인공 가브리엘은 42세의 인기 작가입니다. 그는 죽음을 주제로 한 소설 '천사와 인간'의 출간을 앞두고 있었는데, 어느 날 자신의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거울에 자기 모습이 비치지 않고, 창문에서 뛰어내려도 멀쩡합니다. 그는.. 2026. 3. 8.
카오스 책 리뷰 (초기조건, 비선형성, 불확실성) 제임스 글릭크의 카오스를 읽으면서 솔직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웠습니다. 일반적으로 카오스 이론이라고 하면 나비효과만 떠올리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 책을 읽어보니 그 안에 담긴 수학적·물리학적 개념들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이러한 과학 이론이 우리 삶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로렌츠의 발견과 초기조건 민감성 1961년 겨울,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는 계산 과정에서 지름길을 택했습니다. 전체를 처음부터 다시 계산하는 대신 중간부터 시작하기 위해 이전 출력값을 그대로 입력했고, 커피를 마시러 갔다가 돌아왔을 때 예상치 못한 결과를 발견했습니다. 같은 값을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완전히 달랐던 것입니다. 여기서 초기조건 민감성(s.. 2026. 3. 8.
엔트로피 책 리뷰 (에너지 고갈, 기계론 비판, 재생에너지) 솔직히 저는 제레미 리프킨의 엔트로피라는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에너지 고갈이 이렇게 심각한 문제였나' 싶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지구온난화만 걱정하지만, 이 책은 그보다 훨씬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바로 우리가 쓰는 모든 에너지가 결국 되돌릴 수 없는 방향으로 소모된다는 엔트로피 법칙(Entropy Law)입니다. 여기서 엔트로피란 에너지가 무질서해지는 정도를 나타내는 물리학 개념으로, 쉽게 말해 한번 쓴 에너지는 다시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충격받은 부분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경제 성장과 기술 발전이 사실은 지구의 유용한 에너지를 빠르게 소진시키는 과정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기계론적 세계관이 놓친 것 데카르트와 뉴턴으로 대표되는 기계론적 세계관(M.. 2026. 3. 8.
대변동 책 리뷰 (위기극복, 국가정체성, 선택적변화) 요즘 뉴스를 보면 불안한 마음이 듭니다. 경제는 흔들리고, 정치는 혼란스러우며, 개인의 삶도 예측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저 역시 몇 년 전 직장을 옮기며 극심한 혼란을 겪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제게 필요했던 건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지표였습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대변동』은 바로 그 질문에 답하는 책입니다. 개인과 국가가 위기를 극복하는 12가지 요인을 분석하며, 과거의 사례를 통해 미래의 선택지를 제시합니다. ●위기를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입니다 위기 상황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건 '위기 상태 인정'입니다. 여기서 위기(crisis)란 그리스어 'krisis'에서 유래한 단어로, 결정적 순간이나 전환점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이전과 이후가 완전히 달.. 2026. 3. 8.